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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달린 티로 방향 설정하거나 샷방향 근처 캐디백 두면 2벌타

惟石정순삼 2014. 1. 21. 08:20

입력 : 2016.01.20 03:00

[캐디가 뒤에서 티샷 방향 도와준 김시우… '이미지 하락' 논란]

- 김시우 뒤에 서있던 캐디의 관행
여자골프에선 흔히 볼 수 있지만 PGA에서는 잘 볼 수 없던 장면

- 주말 골퍼들은 OK, 프로는 NO
끈 달린 티로 방향 설정하거나 샷방향 근처 캐디백 두면 2벌타

미 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4위를 한 김시우는 캐디의 도움을 받아 얼라인먼트(alignment·정렬)를 한다. 골프채널은 김시우를 예로 들며 골프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이런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4위를 한 김시우는 캐디의 도움을 받아 얼라인먼트(alignment·정렬)를 한다. 골프채널은 김시우를 예로 들며 골프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이런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Golf News Net

티샷을 하기 전 캐디가 골퍼 뒤에서 샷 방향을 도와주는 모습은 국내 팬에게 낯설지 않다. 한국, 미국, 일본을 가리지 않고 여자 골프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샷을 시작하기 전에 캐디가 물러나기만 하면 규정 위반도 아니다.

그런데 이런 관행이 골프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슬로 플레이를 조장하는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미국 골프채널은 김시우(21)가 미 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예로 들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Kim)이 얼라인먼트(alignment·정렬) 논란을 일으키며 주목을 끌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다.

김시우는 소니오픈에서 4위로 자신의 투어 최고 성적을 올렸지만 골프채널은 그가 캐디의 도움을 받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에 주목했다. 남자 골프인 PGA 투어에서는 김시우처럼 캐디의 도움을 받는 것이 예외적이다. 골퍼가 캐디의 조언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선수가 샷을 할 때까지도 캐디가 뒤에 계속 서있다면 벌타를 받게 된다. 김시우는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벌타는 받지 않았다. 특히 어려서부터 아버지나 캐디를 맡아 플레이하는 한국 선수들이 이처럼 얼라인먼트를 하는 습관이 많다.

이와 관련된 골프 규칙은 8-2의 '플레이 선 지시(Indicating Line of Play)'에 나와 있다. 정렬을 위해 클럽을 놓고 발끝 평행을 맞추거나 특정 물체를 갖다놓고 타구하면 2벌타를 받게 된다. 지난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선 칩샷하는 선상 주변에 캐디백이 놓여 있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아 우승을 놓친 선수도 있었다. 캐디백이 방향 측정에 쓰일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플레이 선을 지시하는 행동은 2벌타 설명 그래픽

이 규정은 주말 골퍼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 주말 골프장에 많이 등장하는 끈 달린 티(방향 지시 티)도 그중 하나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이를 놓고 정렬한 뒤에 치면 규정 위반이 된다. 발 앞에 클럽을 놓고 평행을 맞춘 뒤 치는 것도 안 된다. 샷할 때 클럽을 제거하면 관계없지만 그대로 치면 벌타다.

칼럼에선 '여자는 되고 남자는 안 되느냐는 성차별 이야기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애자는 이야기'라고 했다. 오래전부터 이런 주장을 펴온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는 "방향을 잡는 얼라인먼트는 골프의 기본"이라며 "(골프 규칙을 정하는) 미국골프협회나 영국왕립골프협회에서 왜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 고 했다. 도티 페퍼(미국)도 "얼라인먼트는 선수가 책임져야 할 골프의 일부"라고 했다. 그는 시청자에게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골퍼가 자기 게임을 주도하지 못하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골프채널은 "김시우가 앞으로 우승 경쟁에 가세하면 자주 화면에 잡힐 텐데 그때마다 지금처럼 캐디의 도움을 받아 얼라인먼트를 한다면 이미지가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