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유명 사진작가는 필름 사진이 진짜 사진이고 디지털 사진은 거짓이라고 말을 합니다.
이는 10년 전이라면 맞는 말이었을 수 있습니다. 필름 카메라의 풍부한 노출 관용도나 해상력과 여러 가지 것을
디지털 카메라가 따라가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고 효용성을 따지면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이
필름 카메라의 장점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따라서 필름 카메라가 정답이고 디지털 카메라가 오답이란 시선이 아닌
자신의 취향이나 사진 목적에 따라서 필름 카메라 또는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면 될 것입니다.
목적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던 버스를 타고 가던 차를 몰고 가던 그건 개인의 선택이고 어쨌든 목적지에 가면 되는 것
아닙니까. 요즘은 디지털을 타고 사진 목적지로 가는 분들이 많이 늘다 못해 거의 대부분의 생활 사진가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합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디지털 카메라는 후보정을 많이 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필터를 사용하고 노출을 조정하는 촬영 후에 하는 모든 작업을 후보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후보정은 어느 정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위 사진은 어제 페이스북 올렸다가 큰 인기를 얻은 사진입니다. 눈 오는 날 '남산 한옥마을'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제가 봐도 환상적인 날씨였습니다. 눈이 오다가 그쳤다가 해가 잠깐 나왔다가 다시 눈이 오는 마치 스튜디오에서
모델을 촬영하 듯 수시로 변하는 하늘 표정에 연신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런데 위 사진은 라이트룸에서 HDR 프리셋(필터)를 사용한 사진입니다. 제가 후보정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서
보통 프리셋으로 후보정을 합니다. 사진전 출품하는 사진은 좀 더 공을 들이지만 후보정 스킬이 약해서 대충 합니다.
사실, 후보정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되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죠. 그러나 후보정에 맞들리면 대충 찍고 오랜 시간 동안
후보정을 합니다.
반대로 후보정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사진 촬영에 모든 공을 들이는 모습도 그닥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뭐든 극과 극은 좋아 보이지 않네요. 최대한 공을 들여서 촬영하고 그 촬영한 사진을 어느 정도 후보정을
하는 모습이 가장 보편적이 아닐까 합니다.
눈이 내린 한옥마을 사진은 프리셋(필터) 한 방으로 저렇게 멋지게 나왔네요. 그런데 이 사진의 원본은
이 사진입니다. 정말 느낌 많이 다르죠. 어쩌겠어요. 제가 사용하는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최선이 이 사진이었습니다.
뭐 노출을 조정하면서 좀 더 다양하게 촬영할 수 있었겠지만 시간이 없어서 이리저리 해봐도 이게 최선이더군요
어떠세요. 제가 사기를 친 것 같나요? 후보정이 너무 과한 것처럼 느껴지나요? 그럼 후보정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후보정을 너무 심하게 하면 사진이 아닌 그림처럼 보이는 사진이 있습니다. 즉, 사진이 아닌 사람이 그린 그림처럼
인위적으로 보이는 사진은 눈살을 찌뿌리게 합니다.
그럼 후보정은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좋고 어디까지 하는 것이 좋을까요?
서울사진축제에서 구본창 사진작가에게 한 질문자가 사진 후보정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의 요지는 사진 후보정을 과하게 하면 이질적으로 보이는데 사진 후보정의 한계치와 함께 포토샵을 이용해서
사진을 오려 붙여 넣는 행태를 어떻게 보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구본창 사진작가는 포토샵을 이용해서 사진을 붙여 넣고 합성하는 것은 비쥬얼 아트의 장르의 사진이라서
사진 장르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다큐멘터리 사진에 포토샵을 이용한다면 그건 다큐멘터리 사진이 가지는
기록성을 훼손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라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생활 사진가들은 많은 이야기들을 합니다.
사진은 합성을 하면 안된다. 오로지 있는 그대로 찍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는가 하면 포토샵을 사용해서
사진을 합성해도 된다는 분들이 있죠. 사실, 다툼이나 언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촬영한 사진이 기록성이 중요한 사진이라면 합성을 하면 안 됩니다. 반대로 기록성보다는 예술성을 강조하는
연출 사진이라면 포토샵을 이용해도 되죠. 두 사진의 지향점이 다르니까요.
그럼 수 많은 사진 공모전의 사진은 포토샵을 이용해서 합성해도 될까요?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수 많은 사진 공모전 대부분은 지자체나 관공서나 기업에서 하는 사진공모전으로 대부분은
풍경 사진이나 어떤 주제를 정해 놓은 사진공모전입니다. 이 사진공모전에 보면 합성 사진은 응모할 수 없다고
써 놓는 곳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아름다운 풍광을 모집하는 사진 공모전이 많은데 그 아름다운 풍광을 포토샵으로 오
려 넣어서 만든 사진이라면 그건 기록성을 훼손하는 행위이죠
예를 들어 2009년 부산 관광 사진 공모전에서 부산 오동도 앞에 갈매가가 떠 있는 사진이 대상을 했는데 이 갈매기가
실제가 아닌 포토샵으로 붙여 넣어서 대상 수상을 철회했습니다. 요즘은 사진 공모전 요강에 보면 합성 사진 응모 금지라는
문구가 많아지고 있네요.
요즘은 합성이 왜 문제가 되는 지를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합성을 하면 사진의 기록성이 깨지기 때문에 풍경이나 다큐 사진에서는 사진 합성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합성을 통한 패러디 사진이나 연출 사진이나 사진작가의 의도라면 마음대로 해도 되죠. 다만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오인될 수 있는 사진은 합성을 해서는 안 되고 했다고 해도 합성 사실을 밝히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럼 본론인 후보정은 어디까지 하는 것이 좋을까요?
구본창 사진작가는 사진을 촬영하기 전에 눈으로 본 그 감동, 그 실제 이상으로 후보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즉, 눈으로 본 그대로를 재현하는 것이 후보정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공감이 갑니다. 눈으로 본 그대로를 사진으로 재현하는 것을 저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 사진에서 사진 원본은 제 눈으로 직접 본 풍경 보다는 못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카메라가 아무리 발달해도
노출 관용도는 액체 렌즈인 인간의 눈을 아직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 눈으로 본 것과 사진으로 촬영한 것에 대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구본창 사진작가의 후보정 생각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각자 알아서 후보정의 최대치를 설정하고 작업 하시면 됩니다. 너무 후보정이 심해서 떡칠한 듯한 느낌이 들면 사진을 촬영한 본인도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도 사진이 아닌 그림 같다고 느끼면 알아서 후보정의 손길을 좀 줄이겠죠.
노출을 조절하고 뭉개진 암부를 되살리고 하얗게 날아간 부분만 노출을 낮추는 것은 각자 알아서 하면 됩니다.
그런데 사진에 잡티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 사진에는 사진에 얼룩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원본에는 오른쪽 상단에 물방울이 있죠. 이는 렌즈에 묻은 물방울입니다. 저 물방울은 지우는 것이 나을까요?
지우지 않는 것이 나을까요? 라이트룸에서는 이걸 쉽게 지우는 도장 툴이 있습니다. 이건 지우는 것이 나을까요?
사진 합성은 없는 것을 넣는 행위입니다. 반대로 있는 것을 지우는 행위는 사진 수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사진의 주제나 핵심 피사체를 수정하거나 합성하는 행위가 아닌 잡티 제거 정도는 괜찮다고 봅니다.
그러나 남산 타워를 복사해서 3개로 만든다면 그건 다큐 사진이 아닌 연출 사진이 되는 것이죠
구본창 사진작가의 말을 들어보니 사진은 실제로 내가 눈으로 본 풍경 이상으로 수정을 하게 되면 그건 수정이 되고
눈으로 본 실제 풍경까지 수정하는 것은 보정으로 느껴지네요.
다들 후보정의 한계치를 어떻게 두고 후보정을 하시는 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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