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끼면 두통·어지럼증 있을 때 고려
45세가 넘으면 대부분 노안이 찾아온다. 눈의 수정체가 노화돼 딱딱해지면서 초점 조절력이 떨어져 가까운 글자가 안보이거나 사물이 뿌옇게 보인다. 책을 읽으려 하면 머리가 아프고 눈이 자주 뻑뻑해지는 경험을 한다. 이같은 노안을 해결하는 수술법이 10여년 전 도입돼 일부 안과에서 시행되고 있다.
- ▲ 노안수술 중 대표적인 것은 노화된 수정체를 빼고 특수렌즈를 끼워 넣는 특수렌즈 삽입술이다. 특수렌즈는 유럽의 보건당국으로부터 안전성을 입증받았으며, 한번 수술하 면 효과가 평생 간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노화된 수정체를 빼내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 특수렌즈 삽입술, 각막을 레이저로 깎아 가까운 것을 잘 보이도록 만드는 레이저 노안수술이 대표적이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돋보기를 쓰면 두통·어지럼증이 있거나, 나이가 들어보여 돋보기를 쓰기 싫은 사람은 노안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노안수술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번 수술하면 평생 효과
특수렌즈 삽입술은 눈의 검은자와 흰자 사이를 2.2㎜ 자르고 노안이 온 수정체를 초음파로 부순 뒤 빨대 같은 기구로 빨아낸다. 그 뒤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넣는다.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잘 볼 수 있게 고안된 누진다초점렌즈를 눈 안에 낀다고 생각하면 된다. 박영순 원장은 "특수렌즈 대부분은 독일에서 개발됐는데, 유럽의 보건 당국으로부터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 받았다"고 말했다. 각각의 도수별로 나와 있고, 근거리와 원거리 모두 잘 보이며,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최근에는 중간 거리(60~70㎝) 작업에 유리한 렌즈, 야간 빛번짐이 덜한 렌즈 등 다양한 렌즈가 나왔다.
부평아이러브안과 윤주원 원장은 "특수렌즈 삽입술은 노안 뿐만 아니라 백내장도 동시에 해결하고 시력까지 좋아져 1석 3조의 효과가 있다"며 "한번 수술하면 효과가 평생 지속된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 시 주변의 다른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아야 하는 정교한 수술이라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받는 것이 좋다. 아이러브안과는 1998년 국내 최초로 노안수술을 도입한 뒤, 지금까지 2200회 이상 수술을 했다. 윤 원장은 "그러나 시신경 위축이 있거나 당뇨병이 심해 망막이 망가진 사람은 수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초고도 근시나 초고도 원시의 경우 마땅한 렌즈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특수렌즈 삽입술 비용은 두 눈을 하는 데 500만원 정도다. 근거리 작업을 많이 안하는 주부 등은 한쪽 눈만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백내장이 없는 사람은 레이저 노안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먼 곳이 잘 안보이는 한쪽 눈만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내 가까운 곳이 잘 보이도록 짝눈을 만든다. 수술 비용은 200만~250만원 정도로 특수렌즈 삽입술보다 저렴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노안이 진행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수술 다음 날부터 잘 보여
노안수술을 받은 당일에는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가급적이면 안대를 차 눈을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 수술 다음 날부터 샤워, 화장 등 모든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항생제 안약 등을 잘 넣고,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는 꼭 착용해야 한다. 윤주원 원장은 "수술 후 6개월~1년 사이에 시력이 점점 좋아져 작은 글씨로 된 사전이나 영수증, 서류 등을 불편없이 볼 수 있게 된다"며 "우리 병원에서 특수렌즈 삽입술 받은 1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원거리 시력은 평균 0.4에서 0.9로, 근거리 시력은 0.1에서 0.8로 호전됐다"고 말했다.
노안은 한번 시작되면 되돌릴 수 없고, 계속되면 근거리뿐만 아니라 원거리도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박영순 원장은 "간혹 언제 노안수술을 받으면 좋냐고 물어보는 환자가 있다"며 "노안수술은 언제 받아도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수술을 결심했다면 가급적 빨리 받아서 삶의 질을 높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