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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센터 될 뻔한 김포공항, 10년 만의 '부활 드라마'

惟石정순삼 2011. 2. 16. 22:58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중형공항 1위]
국제선 인천공항에 내주고, 밤엔 인적 끊기는 등 위기
'도심서 30~40분' 장점 살려 日 하네다 노선 등 유치… 바쁜 비즈니스맨 사로잡아

 

우리나라의 대표 국제공항이었던 김포공항은 한때 쇼핑센터가 될 뻔했었다.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에 국제선 노선을 넘겨주면서 '천덕꾸러기'가 되는 듯했다. 당시 김포공항 청사는 인적이 끊겨 낮에도 텅텅 비고 밤에는 불이 꺼졌다. 공항 시설들에 이마트 같은 상업시설들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공항의 모습을 잃어갔다.

그러던 김포공항이 15일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중형공항(연간 여객 1500만~2500만명)' 부문에서 세계 1위로 뽑혔다. 종합평가에서도 월등한 공항시설과 인프라를 갖춘
인천·싱가포르·상하이 공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체 6위에 올랐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01년 인천공항에 국제선을 넘겨준 다음 김포공항은 설움의 세월을 보냈다. 핵심 인력들도 인천공항으로 대거 빠져나갔고, 공항 수입도 첫해 60% 이상 줄었다. 국제선이 없어지면서 공항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커졌다. 김포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은 "당시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을 의욕을 살릴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먼저 서울 도심과 가깝다는 김포공항의 최대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다시 짰다.

공항에 접근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2009년 말 청사 밖에 있던 지하철 출입구를 청사 안으로 옮겼다. 성 사장은 "도심에서 접근하는 데 시간이 30~40분, 비용이 1달러 이내인 공항은 세계적으로 김포공항이 유일하다"고 했다.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하는 승객 중 70% 이상이 비즈니스맨이다. 편리한 접근성과 빠른 입출국 수속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들이다. 김포공항은 단거리 국제선 비즈니스맨을 핵심 고객으로 하는 '비즈-포트(Biz-Port)'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정부에 수차례 국제선 노선을 신청한 끝에 2003년 김포~하네다 노선을 시작으로, 2007년
베이징 홍차오, 2009년 오사카, 지난해 나고야 노선을 취항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세관·
법무부·검역원 등과 협의해 출입국 수속 시간을 줄이기 시작했다. 체크인 카운터를 대폭 늘리고 승객들의 동선(動線)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시설들을 재배치했다. 그 결과 국제선의 경우 2008년 출국 16분, 도착 13분대에서 지난해 출국 15분, 입국 10분대로 단축시켰다. 승객 규모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인천공항보다 각각 1분, 2분 빠르게 했다.

직원들 친절교육도 철저히 했다. 김포공항은 직원 22명으로 고객서비스교육팀을 만들어 이들이 전국을 돌며 전 직원들에게 서비스를 어떻게 하는지 가르치게 했다. 2008년에는 고객의 민원을 무조건 48시간 이내에 해결해주는 '하늘소리' 서비스를 개시했다. 벌칙도 강화해 고객 서비스 평가에서 2년 연속 하위에 머무르는 지사나 팀은 바로 인사 조치하는 '서비스 2진아웃제'를 도입했다.

현재 김포공항은 국내선 7개 노선 하루 300편에 도쿄 하네다, 오사카 간사이, 상해 홍차오, 나고야 노선 등 4개 국제노선 하루 30편을 운항하고 있다. 국제선 취항 초기 60만명에 불과했던 이용객이 지난해 316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안으로 베이징 노선에도 취항해 서울~베이징~
도쿄를 잇는 '한·중·일 1일 생활권'을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