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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물구나무 서기 <46>키는 숙명이다?

惟石정순삼 2010. 8. 13. 10:41

상식 물구나무 서기 <46>키는 숙명이다?

한국 프로농구 외국인 용병 선수들이 신장을 측정하고 있다. 키는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후천적 노력에도 영향을 받는다.                                연합뉴스

‘마라도나의 재림’으로 불리는 현재 최고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 U20 여자 월드컵 3위를 이끈 한국여자 축구의 헤로인 지소연은 단신이다. 이들은 통쾌한 슛으로 편견의 벽을 깬 작은 거인들이다.

 한편 큰 키는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는 “평균이 안 되는 키는 외형상 단점이 될 뿐만 아니라 불편하고 짐이 되기까지 한다”며 “키는 인간들이 지닌 유일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했다.

성장 시한은 20세 전후

 키 크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대체로 성장 시한은 20세 전후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키가 얼마나 될까 궁금해한다. 키를 예상하는 계산법으로 MPH(Mid Parent Height) 방식이 있다. 부모의 키를 합해 평균을 낸 값에 ±13을 하는 식이다. 남자는 (엄마 키+아빠 키+13㎝)/2이고, 여자는 (엄마 키+아빠 키-13㎝)/2이다.

 평균 키는 인종·종족·가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인종적으로 보면 백인종이 가장 크고 황인종이 가장 작다. 백인종이라도 북유럽 사람들은 키가 크고 남부의 프랑스나 이탈리아 인들은 그보다 작다. 같은 아프리카라고 해도 종족마다 다르다. 마사이 족은 평균 키가 180㎝인 데 반해 피그미 족은 145㎝에 불과하다.

가족은 키에 대한 유전적 특징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키가 큰 집안은 대부분 장신이고, 키가 작은 집안은 단신인 경우가 많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부전자전, 모전여전인 셈이다.

 정말 키는 유전에 의해 결정될까? 그렇지 않다. 100% 유전에 의해서 결정되지는 않는다.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키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키는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인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나타난다.

일본의 생활의학 전문가인 가와하다 아이요시는 ‘키 크는 비결’이라는 책에서 키를 좌우하는 요인들의 실제 영향력을 유전자 23%와 후천적 노력(영양 31%, 운동 20%, 생활환경 16%, 기타 10%) 77%로 분석했다.

키 작은 영웅들도 많아

남한 청소년들은 북한 또래 친구보다 평균 신장이 10㎝ 이상 크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간에도 키는 제각각이다. 물론 유전적 영향 쪽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견해도 존재한다. 그들은 유전의 영향이 적어도 70%는 된다고 말한다. 쌍둥이들은 키 유전성을 최대 90%까지 높게 본다.

 그러나 아무리 유전자의 힘이 강해도 환경의 도움 없이는 좋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환경의 요인에 따라 키가 작을 유전성이 극복되거나 키가 클 가능성이 묻히는 사례는 많다. 그래서 실제 키는 MPH 방식의 예측된 키에서 ±10㎝의 오차를 가진다.

 미국의 경영전문가 토머스 사마라스는 ‘당신 키의 진실’이란 책에서 작은 키의 이점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작을수록 장수하고, 균형 감각이 뛰어나고, 지능도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피카소(162.5㎝), 볼테르(160㎝), 가가린(157.4㎝), 덩샤오핑(鄧小平·152.4㎝) 등 세계적으로도 키 작은 영웅들이 많다. 세상은 공평하다.  

<김규회
khkim@donga.com 동아일보 기자·상식사전 뒤집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