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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기술ㆍ예술 모두 압도적'

惟石정순삼 2010. 2. 27. 08:02

김연아, '기술ㆍ예술 모두 압도적'

<올림픽>연아! 환상의 점프
(밴쿠버=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한국 첫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가 26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골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환상적인 점프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10.2.26
mtkim@yna.co.kr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역대 최고점(228.56점)을 작성하며 '올림픽 퀸'으로 우뚝 섰다.

   금메달 경쟁자로 꼽혔던 아사다 마오(일본) 역시 자신의 역대 최고점인 205.50점을 받으며 선전했지만, 김연아와 격차는 무려 23.06점이나 됐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나 예술적인 부분에서나, 아사다가 감히 따라잡을 수도 없을 만큼 김연아의 연기는 완벽했다.

   지켜보던 팬들도, 연기를 마친 김연아 자신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완벽 연기'에 왕도는 없었다.

   김연아는 익히 알려진 대로 '정석 점프'와 '탁월한 표현력'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아사다는 물론 자신의 한계까지도 훌쩍 뛰어넘었다.

   ◇'정석 점프'로 초반 승기 잡아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며 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린 김연아의 이날 연기는 처음부터 가산점(GOE)의 행진이었다.

   김연아는 첫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부터 완벽하게 뛰어오르며 2점의 GOE를 챙겼다.

   김연아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에서 1.8점을 받고 다음으로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1.4점의 GOE를 받으며 탄력을 받았다.

   금메달이 결정되는 최대의 무대에서 처음 세 번의 점프를 완벽하게 뛰어오르면서 김연아는 마지막 불안감마저 지우고 힘찬 연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부담감에 제대로 된 점프를 뛰지 못한 아사다와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똑같이 처음 세 번의 과제를 점프로 채운 아사다는 두 번의 트리플 악셀(3회전반)을 다운그레이드 없이 마쳤지만, 김연아만큼 완벽한 점프는 아니었다.

   특히 두 번째 과제였던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만큼 회전수가 눈에 띄게 부족했다.

   결국 아사다는 첫 세 번의 점프를 합쳐 GOE를 1.6점밖에 챙기지 못하며 승기를 놓치고 말았다.

   기본 점수가 높았기에 김연아와 차이는 0.7점밖에 나지 않았지만, 주특기인 트리플 악셀을 두 번 모두 뛰고도 차이를 벌리지 못한 아사다의 표정엔 벌써 자신감을 잃은 기색이 묻어났다.

   김연아는 이어진 스핀과 스파이럴에서도 가산점 2.8점을 받아 기세를 이어갔다.

   아사다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아사다는 5번째 연기였던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레벨 4에 GOE를 2.6점이나 받았다.

   GOE 2.6점은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김연아가 받았던 역대 최고 가산점(2.2점)을 0.4점이나 뛰어넘는 놀라운 점수다.

   하지만 이미 주눅이 든 아사다는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어진 4번의 연속 점프에서 아사다는 2번밖에 가산점을 얻지 못했다.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첫 점프에서 0.48점이 깎였고, 이어진 트리플 토루프는 싱글로 얼버무리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사다는 이어진 두 번의 스핀과 스텝에서 GOE 2.7점을 챙겼지만 이미 승부는 뒤집을 수 없었다.

   반면 김연아는 다음으로 펼친 세 번의 연속 점프 중 두 번이나 2.0점의 GOE를 받았다.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살코에서도 각각 1.4점을 더 챙기며 완벽한 점프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는 이날 무려 17.4점의 가산점을 얻었다. GOE 2.0점만 4번을 받은, 놀라운 가산점 행진의 결과였다.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10.03)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 때(12.6점)보다 무려 4.8점이나 더 얻어낸 것이다.

   ◇탁월한 예술성으로 한계 돌파
김연아는 이날 기술 점수로 무려 78.30점을 획득했다. 기술 점수에서만 자신의 최고점(67.55점)을 무려 10.55점이나 넘어섰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한계를 돌파했다고 평가할 만했다.

   지난해 210.03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돌파하면서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 김연아였지만, 사실 220점대는 바라본 적조차 없는 벽이었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 역시 당시 경기를 마친 뒤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면 217점까지도 가능하다"며 은연 중에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김연아의 연기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차원 올라서 있었다.

   김연아는 이날 예술점수(PCS)로 무려 71.76점을 획득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68.40점을 3.36점이나 넘어선 점수다.

   해석(9.10점)과 연기력(9.15점), 스케이팅 기술(9.05) 등 세 가지 요소에서 9점대를 받아냈고, 안무 역시 8.95점으로 9점대에 근접했다.

   한마디로 예술성에서도 완벽에 가까웠다는 의미다.

   남자 싱글에서도 나오기 어려운 점수다. 이번 대회 남자 싱글 우승을 차지한 에반 라이사첵(미국)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 개 요소도 9점대를 받지 못했다.

   라이사첵이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받은 예술점수는 82.80점. 여자 싱글과 같은 수준으로 가중치를 조정하면 66.24점에 해당한다.

   이 역시 높은 점수지만 김연아가 보여준 탁월한 예술성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날 아사다가 받은 예술점수는 64.68점이었다. 라이사첵과 비교하면 금메달리스트로도 손색이 없는 점수다.

   하지만 김연아가 보여준 완벽한 연기에 밀린 탓에 아사다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