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햇볕 가리기 위한 메소포타미아 풍습서 시작
눈 부문만 망사로 뚫은 부르카 얼굴 뺀 몸통 가린 차도르… 머리칼·상반신만 가리는 것도
프랑스 의회의 부르카 조사위원회는 26일 무슬림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전신을 가리는 베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1월27일 연합뉴스 보도
이슬람 국가 여성들은 겉옷을 입는다. 서양에서는 흔히 베일(veil)이라 부르지만 지역과 종교적 성향에 따라 부르카(Burka) 니캅(Niqab) 히잡(Hijab) 차도르(Chador) 샤일라(Shayla) 등 종류가 다양하다. 무슨 차이일까.
이번에 프랑스에서 문제가 된 부르카는 '가림'의 정도가 제일 심하다. 부르카는 주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입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를 가린다. 보통 하늘색 천이며 간혹 주황색 천으로 된 부르카도 있다.
부르카는 눈 부분마저 망사로 가려놓았다. 한쪽 눈만 망사로 뚫어놓은 극단적인 것도 있다.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의 연령은 어떻게 구분할까. 아프간 남성들은 팔목의 노화(老化) 정도와 걸음걸이에 따라 쉽게 알아본다고 한다.
- ▲ 아프간은 황무지다. 그 땅에서 여인들은 소녀기를 지나면서부터 온 몸을 부르카로 뒤덮는다. 고원의 먼지로 더럽혀진 부르카 속에 그들의 인생이 있다. 부자들 중에는 푸른색 대신 주황색 부르카를 입는 이가 있지만 매우 드물다. / 로이터뉴시스
니캅은 부르카에서 망사 부분이 없다고 보면 된다. 프랑스에서는 니캅도 부르카로 통칭한다. 가장 대표적인 히잡은 아랍어로 '장막'이란 뜻이며 '자신을 가리고 숨긴다'는 동사 'hajaba'에서 나온 말이다.
차도르는 이란어로, 얼굴을 뺀 나머지 몸통을 가리는 외투다. 머리칼, 어깨와 상반신만 가리는 키마르(Khimar)도 있으며 알 아미라(Al-Amira)는 머리에 딱 붙는 모자에 튜브 모양의 스카프를 덧쓰는 베일이다. 샤일라는 걸프지역에서 쓰는 긴 스카프다.
엄익란 명지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명칭과 종류가 다양하지만 크게 히잡·차도르·니캅·부르카 4가지로 나뉜다"며 "몇몇 국가를 빼면 베일을 스스로 원해서 쓰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아프간에서는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국인에게도 베일 착용을 요구한다. '사우디행(行) 비행기에서 외국인들은 영공으로 진입하는 순간 베일을 꺼내 입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베일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풍습이었다. 강렬한 햇볕을 가리기 위한 수단으로 추정되는데 점차 '존중받아야 할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나누는 용도로 쓰였다. 이후 모든 여성의 의무로 확장됐다. 코란학자들은 코란 33장 53절을 '히잡 구절'로 꼽는다. 코란에는 '히잡'이 7번 등장하는데 무슬림 공동체의 정체성을 표시하고 여성이 성적 놀림감이 되는 것을 막으며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접촉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쓰였다.
그렇다면 프랑스에서 왜 이 의상이 문제가 될까. 여성 인권억압으로 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1989년 한 중학교에서 히잡을 쓴 여학생 3명을 퇴학시킨 사건이었다. 이 일은 숱한 논쟁을 낳다 2004년 3월 일단락됐다.
프랑스 정부가 교내에서의 히잡 착용을 '종교적 선동'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에서 가톨릭 신자는 커다란 십자가를 목에 걸지 못하고 유대교 신자는 키파를 쓴 채로 등교할 수 없도록 했다. 이후에도 여진(餘震)은 이어졌다. 작년 여름 한 수영장에서 '부르키니(비키니+부르카)'를 걸친 여성을 제지했는데, 논란이 일기 전 '부르카는 여성 굴종의 상징'이라고 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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