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아가는 중년 삶의 이야기

건강운동이야기

치매 조기진단 및 예방활동, 음식

惟石정순삼 2010. 9. 9. 17:04
 
발병 후 6~8년 지나면 말기 뇌 전체 위축… 치료 불가능

치매 원인과 진행과정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70여 가지에 이른다. 크게는 뇌신경 퇴화(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와 뇌혈관 손상(혈관성 치매 등)으로 원인을 나눌 수 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치매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의 약 60%가 알츠하이머성 치매이다.

발병 원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이 침착되면서 신경섬유가 비정상적인 다발 모양으로 뭉친다. 그러면 뇌신경세포가 죽어서 뇌가 쪼그라들고, 따라서 정상적인 뇌 기능이 이뤄지지 않아 치매가 나타난다. 아밀로이드 단백이 뇌에 쌓이는 이유는 아직까지 모르며, 현재까지 발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완치하는 방법은 없다. 파킨슨병 등도 뇌 기능의 퇴화와 함께 치매를 동반할 수 있는데, 역시 예방법이나 완치법은 없다. 그러나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등 원인 질환을 관리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하다.

사전 증상: 경도인지장애

경도(輕度)인지장애는 일상생활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기억력 판단력 실행력 등의 여러 인지기능 가운데 한 가지가 정상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했다고 100% 치매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상당수는 치매가 뒤따른다. 치매에 관한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도인지장애자 중 10~15% 정도가 1년 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다.

초기: 최근 벌어진 일 기억 못함

알츠하이머병은 발병해서 말기에 이를 때까지 8~10년 걸린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진다.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를 시작으로 측두엽 부위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일을 자주 잊어버린다거나 조금 전에 했던 말이나 질문을 되풀이 한다. 예전과 달리 날짜와 시간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대화 중 정확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리고, 돈 계산이 자주 틀린다. 관심과 의욕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고, 남을 의심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까운 주위 사람들이 눈치챌 정도로 치매가 진행되지만 아직은 혼자 지낼 수 있다.

중기: 자기 집이 어디인지 망각

통상 3~4년쯤 지나면 누구나 치매 환자라고 느낄 정도가 되며, 이때부터는 혼자 지내기 어렵다. 뇌가 받아들인 정보를 통합하는 부위인 두정엽과 전두엽까지 손상된다. 때문에 집주소나 전화번호, 가까운 가족 이름, 출신학교 등 옛날 기억조차 잊어버린다. 계절을 모르고, 늘 다니던 익숙한 곳에서 길을 헤맨다. 따라서 혼자 외출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또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고, 화장을 하는 데도 도움이 필요하다. 얌전했던 사람도 의심이 심해지거나 폭력적으로 변하고, 환각을 경험하는 단계이다.

말기: 자녀 못 알아보고 대소변 못 가림

발병 6~8년쯤 지나 뇌가 전체적으로 위축된 상태로, 운동영역과 감각영역을 담당하는 부위까지 손상된다. 이때부터는 치매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치료가 불가능하다. 뇌 기능 이상을 넘어 신체의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폐렴이나 욕창이 나타나기 쉽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배우자나 자식을 알아보지 못한다. 혼자 웅얼거리거나 전혀 말을 하지 않는다. 근육이 굳어지면서 거동이 힘들어져 대부분 누워지내게 되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말기에 이르면 폐렴, 욕창, 요도감염 등으로 사망한다.

도움말=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 김성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
 

 60세 이상 누구나 보건소 무료검사 요양병원 입원시 월 110만원까지

 치매환자 요양 지원

가족 중 치매에 걸린 부모를 간병할 마땅한 사람이 없거나, 환자의 상태가 심해 집에서 돌보지 못할 상황이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 전문 시설에 입원시키는 것이 환자에게 더 좋을 수 있다.

어떤 시설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치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환자가 수시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 의사가 상주하는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좋고, 의사가 늘 도와줘야 할 필요가 없다면 간호사가 상주하는 요양원을 선택해도 괜찮다. 요양 시설에서는 투약 등 치매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 조치를 시행하며, 물리치료·운동·욕창 방지 등을 통해 환자를 돌본다.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서 치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요양시설 이용시 일정액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도 덜해졌다. 노인장기요양보험 1등급(일상 생활을 할 때 전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이나 2등급(상당 부분 도움이 필요한 상태)으로 판정되면 등급별로 최대 월 110만원까지 요양시설 이용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요양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치매가 의심되면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부터 60세 이상 이면 소득 수준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전국 모든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 검사(MMSE)를 받을 수 있다. 이 검사에서 치매가 의심되면 의사 의뢰에 따라 보건소 연계 병원에서 신경인지검사 등 추가 검사와 뇌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까지 환자 상태에 따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전국 77개 보건소는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 간호사·사회복지사 등이 치료와 투약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전화·방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밖에, 건강보험 가입자가 2년마다 무료로 받는 일반건강검진 중 66세, 70세, 74세 프로그램에는 치매 검사가 포함돼 있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

 

       혈액 검사로 '위험 유전자' 찾아낼 수 있어

       치매 발병 예측된다

알츠하이머병은 가족력이 있다. 부모가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다면 자녀가 노년기에 발병할 가능성이 두 배쯤 높다. 이는 아포지단백 4형이라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 이 유전자형이 1개 있으면 2.7배, 2개 있으면 17.4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는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그러나 아포지단백4형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높은 정도"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많기 때문에, 여성이 더 취약하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5~7년 정도 길기 때문일 뿐 성별이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더 우세하다.

두부(頭部) 손상과 우울증도 치매 위협 요인이다. 권투선수나 머리를 크게 다쳤던 사람은 치매 고위험군이고,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1.5~2배 정도 알츠하이머병이 많이 나타난다. 모든 치매 환자는 전조 증상으로 건망증이 나타나지만, 건망증만으로 어떤 사람이 치매가 될 지 판별하는 방법은 없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

 

       '한국형 진단법' 이용해 치매의 유형까지 한 번에 확진

       치매 최신 진단법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해 70여가지에 이른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치매가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실제로 치매에 걸렸는지, 어떤 유형의 치매인지, 상태는 어떤지 등을 검사한다. 과거에는 이를 위해 간이 정신상태검사, 보스턴 이름 말하기(선으로 그려진 사물의 이름을 맞추는 검사), 노인 우울증 검사, 노인정신상태검사(질문으로 기억력 등을 평가) 또는 캠브리지 노인정신장애검사(인터뷰 등으로 인지기능을 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환자가 번거로울 뿐 아니라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도 필요했다.

▲ 과거에는 치매 여부 및 유형을 진단하기 위해 여러가지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한국형 컴퓨터 치매진단도구인‘CARDS’를 이용하면 한 번에 진단받을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복잡했던 치매 검사 한국형 'CARDS' 한 번으로 단축

그러나 요즘은 한국형 컴퓨터 치매진단도구인 'CARDS'로 환자를 한 번 진단하면 즉석에서 치매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 여러가지 인지기능 검사를 통합한 CARDS는 2003년에 한림대의료원에서 개발했다. 총 31개의 항목을 화면의 지시에 따라 검사대상자가 말로 답하거나 터치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눌러 답을 선택하면 즉시 컴퓨터에 입력된다. 검사 결과는 점수화돼 진료실 컴퓨터에 바로 전달된다.

서국희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치매클리닉 교수는 "이 검사법으로 치매 여부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 등 치매의 유형 등까지 알 수 있다"며 "전국 의료기관 60~70여곳에 보급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검사로 치매 진단을 받으면 전신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가 이어진다. 뇌파검사, 뇌CT와 MRI, 혈액검사, 갑상선검사 등을 통해 환자에게 치매가 온 원인을 진단한다. 유경호 교수는 "치매는 초기 증상만으로는 건망증이나 우울증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종합적인 검사가 필수"라고 말했다.

초기 치매, 건망증·우울증과 구별해야

치매는 기억력 장애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건망증과 유사하다. 흔히 말하는 "약속 시간을 잊으면 건망증, 약속 자체를 잊으면 치매"라는 단정적인 구분은 잘못이다. 치매 초기의 건망증 유형은 단순 건망증과 흡사하다. 다만 건망증은 어떤 사실을 잊었더라도 옆에서 귀띔해 주면 금방 기억이 살아나는 반면, 치매는 기억해내지 못한다.

치매 환자의 100%는 건망증이 있었던 만큼 평소 건망증이 심하면 만에 하나 치매를 대비해 조기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건망증 다음으로 유사한 증상은 우울증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3분의 1은 우울증 증상을 동반한다. 치매 초기에 이를 단순 우울증으로 방치하면 치매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유경호 한림대성심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는 "우울증과 치매의 차이는 환자의 적극성에서 나타난다"며 "우울증 환자는 의사와 만나는 진료를 굉장히 귀찮아 하지만 치매 환자는 상식적으로 틀린 말을 거침없이 뱉어 낼 정도로 굉장히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보건소 간이 검사 뒤에는 추가 정밀검사 받아야"

치매 진단은 큰 병원의 전문클리닉에 가지 않고 거주하는 동네 보건소에서도 받을 수 있다. 전국의 보건소는 만 60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치매상담센터 등을 운영하며 치매 검사를 해 준다. 하지만 보건소의 치매 검사는 성별, 나이, 교육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은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로, 이 검사만으로 치매 여부를 확진할 수는 없다. 서국희 교수는 "MMSE에서 치매 가능성이 나오면 전문클리닉에서 추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pnh@chosun.com

 

치매 예방 생활 수칙_가끔 눈 감고 왼손으로 밥 먹어 보세요

뇌를 젊고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치매를 예방하려면 꾸준한 운동, 금연과 절주, 긍정적인 사고방식, 활발한 사회활동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의외로 간단한 습관만 지켜도 일상 생활 중 뇌를 활성화시켜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우선 식사를 할 때 되도록 많이 씹어 먹자. 바쁜 현대인이 매 끼니마다 씹는 횟수는 약 620회이다. 100년전 사람들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음식을 씹으면 씹을수록 뇌의 혈류량이 증가해 뇌 건강이 좋아진다.

의식적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눈감고 밥 먹기(후각·미각) 주머니속 동전이 얼마짜리인지 만져보고 알아맞히기(촉각), 귀막고 계단오르기(청각) 등은 뇌를 자극시켜 활성화시킨다. 또 '커피향을 맡으며 물고기 사진보기'처럼 후각과 미각을 교란시키면서 두뇌를 긴장시키는 방법도 있다. 평소 익숙한 향이 나는 음식물 등을 준비한 다음 그것과 전혀 관계없는 것을 눈앞에 두면 후각의 기억이 교란되면서 뇌가 단련된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손으로 문자 메시지를 쓰거나 컴퓨터 마우스를 다뤄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손가락운동은 두뇌 운동에 효과가 좋다.

굳어있는 뇌를 유연하게 만드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습관을 깨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뇌가 더욱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집에 갈 때 항상 가던 길을 바꾸어보거나, 가끔 왼손으로 수저질을 하거나 찻잔을 드는 행동은 뇌가 늘 깨어있도록 한다. 또 책을 소리내어 읽거나 자신의 목표를 글자로 쓰고 큰소리로 읽으면 뇌의 신경전달 회로인 시냅스가 발달된다. 매일 일기를 쓰면 그날 하루 작동했던 뇌의 각 부위가 교류하면서 뇌 전체가 활발해진다.

도움말=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김태열 헬스조선 기자 kty@chosun.com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_우유·시금치·커피… 오메가3도 좋아

치매를 예방하고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법의 하나는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되는 식생활을 하는 것이다.

우선,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어야 한다. 정어리 참치 고등어 꽁치 삼치 연어 등에는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하다. 오메가3지방산을 섭취하면 나이가 들어도 인지 기능의 저하되는 속도가 느리며, 알츠하이머성 치매 위험이 70% 낮아진다.

매일 우유를 마시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위험이 65% 줄어든다. 우유에 듬뿍 든 칼슘이 신경기능을 조절해 뇌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제철 채소와 과일을 매일 먹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는 항산화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뇌의 노화를 억제한다. 채소와 과일을 매일 먹는 사람은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30% 낮다.

물이나 차를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녹차를 하루에 1~3잔 마시는 사람은 인지기능 저하가 올 확률이 26% 낮고, 4~6잔 마시면 인지장애 발생이 55% 낮아진다. 커피를 매일 마시면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30% 낮으며, 과일 주스나 야채주스를 1주일에 세 번 이상 마시면 76%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종합비타민제제를 복용해도 도움된다. 비타민 E(토코페롤)와 C를 매일 함께 복용하면 인지기능 장애 가능성은 66%,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64% 낮아진다. 반면 엽산이 부족하면 치매 위험이 2배 증가한다. 이 밖에 호두나 해바라기씨같은 견과류, 콩으로 만든 요리, 카레 등도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와 달리 포화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육류를 주로 즐기는 사람은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 높다.

도움말=이윤환 아주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 김태열 헬스조선 기자 kt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