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조혜련이 직접 보내온 글 '처절한 내 인생'
- ▲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자신의 삶을 다룬 책‘열렬하다 내 인생’을 쓴 개그우먼 조혜련.
굳이 설명 안 드려도 아시겠지만, 저 참으로 가진 게 없습니다. 저주받은 5등신 몸매에 비대한 얼굴 크기! CD보다도 작은 얼굴들이 넘쳐나는 연예계에서 저처럼 머리 큰 연예인은 여자 쪽에선 찾기 힘들고, 남자 중엔 김구라나 강호동씨 정도랄까요? 개그맨 시험에서조차 방송에 적합하지 않다고 떨어뜨린 비호감 얼굴 때문에, 살면서 마음고생 참 많았습니다.
게다가 집은 또 어찌나 찢어지게 가난했던지. 어릴 때부터 뙤약볕에서 농사짓고,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했죠. 지금 제 우락부락한 근육이 다 삽질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믿으시려나?
제가 가진 선천적인 조건과 후천적인 환경은 최하 중의 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런 제가 가진 거라곤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하면 결국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무모함과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저돌적인 실행력뿐이지요.
그런데 그 무모함과 실행력이 제게 참 많은 것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1998년인가? 모델 이소라씨가 다이어트 비디오를 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죠. 그 비디오를 보면서 전 '대부분의 일반인은 저처럼 짧고 굵은 경우가 많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한 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이쿠. 비디오를 만들려면 제작사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만들어준다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대체 누가 조혜련 비디오를 본다는 거냐?"였죠.
그래도 저요, 그냥 도전했습니다. 쌈짓돈을 탈탈 털고, 트레이너도 직접 섭외해서 그냥 제가 만들었습니다. 두 달 반 동안 진짜 혹독하게 운동하면서 다이어트를 했지요. 군것질도, 맥주도 끊고 하루에 3시간씩 체계적인 운동을 병행했어요. 그 비디오가 초대박이 났습니다. 도매상 트럭 12대가 동시에 줄 서 있는 진풍경까지 벌어지며 60만장이 넘게 팔렸습니다.
제가 벌이고 다니는 일이 대체로 다 이렇습니다. 일본 진출도 그렇습니다. 다들 뜯어말렸죠. 일본에서는 조혜련이라는 존재를 아무도 몰랐고, 일본어라고는 히라가나가 뭔지 모르는 저였으니까요. 그래도 하고 싶으니까, 이루고 싶으니까, 도전했습니다.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도, 심지어 모든 사람이 말린대도 상관없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런 단어를 듣게 됐어요. '조혜련 효과'. 조혜련을 알고 나면 '그녀가 이토록 열심히 사는 동안, 나는 대체 무얼 했나?'라는 반성과 함께 엄청난 자극을 받게 된다는 뜻이래요. 아이고,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과분한 수식어입니다.
요즘 새로 나온 책, '열렬하다, 내 인생!'을 준비할 때 출판사와 '개그맨'이 아닌 '인간 조혜련'에 대해 쓰기로 해놓고도, 막상 출간하려니까 고민이 많았어요. 부끄러운 개인사까지 털어놓으려니 묘한 기분까지 들었죠. 그럴 때마다 '조혜련 효과'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용기를 냈습니다.
혹시나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느낀다면, 자신에게 부족한 그 무엇에 절망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 같이 모자란 사람, 최악이란 최악은 다 모아놓은 처절한 '루저'로 태어난 사람도 해내는데, 여러분이 왜 못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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