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字) ◆
우리의 전통 예법에 의하면 남자가 20세가 되거나 여자가 15세가 되면 요즘의 성인식(成人式)에 해당하는 관례(冠禮)와 계례가 있었는데, 이때 남자는 어른의 의복을 입히고 모자인관(冠)을 씌우고 여자에게는 비녀를 꽂아 성년(成年)이 되었음을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절차가 있었습니다.
이 관례(冠禮)가 행해질 때 비로소 성인(成人)임을 인정해 주기 위해 어린 아이의 이름인 아명(兒名)을 버리고 관자(冠字)라 해서 지어주는 이름이 바로 자(字)입니다. 자(字)가 붙은 이후로는 임금이나 부모 또는 웃어른에 대해서는 자신을 본명(本名)으로 말하지만, 동년배이거나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에 대해서는 자(字)를 사용하여 명(名)과 자(字)를 구분하여 사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부를 때에도 자(字)를 사용하는데 자기보다 손위 사람을 부를 때에는 자(字)를 사용하고 아래 사람은 본명(本名)을 사용합니다.
자(字)를 지을 때에는 본인의 기호나 윗사람이 본인의 덕(德)을 고려하려 짓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장유(長幼)의 차례에 따라 정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자(字)를 부르고 사용함은 곧 성인(成人)이 되어 상호 예(豫)를 갖추고 품격(品格)을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호(號) ◆
호(號)는 본명인 명(名)과 자(字) 이외에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지은 또 다른 이름으로 아호(雅號), 당호(堂號), 필명(筆名), 별호(別號) 등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택호(宅號)와 시호(諡號) 예명(藝名) 또는 법명(法名)도 넓은 의미로 호(號)라 할 수 있습니다.
아호(雅號)는 문인(文人)이나 예술가(藝術家) 등의 분들이 시문(詩文)이나 서화(書畵) 등의 작품에 본명 이외에 우아한 이름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이름입니다. 이를 글쓴 사람의 이름이라 하여 필명(筆名)이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당호(堂號)란 원래는 당우(堂宇)인 본채와 별채에 따로 붙인 이름이었는데 이것이 그 집의 주인을 나타내는 이름이 되어 당호(堂號)가 이름인 본명(本名)에 대한 별칭으로 불려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별호(別號)은 본 이름 이외의 이름이라는 뜻으로 보통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용모 또는 특징을 따서 지어 부르는 별명과 같은 호(號)를 말합니다. 그리고 택호(宅號)는 어떤 이름있는 사람의 가옥 위치를 그 사람의 호(號)로 부르는 것으로 ○○ 대감댁 등으로 불렀으며, 출가한 여인에게는 친정의 지명을 붙여 진주댁, 공주댁 등으로 불렀는데 이를 택호(宅號)라고 합니다.
법명(法名)은 승명(僧名)이라고도 하는데 불문(佛門)에 귀의하여 승려가 된 사람이나 또는 불법을 공부하는 신도에게 의식에 따라 속명(俗名) 대신에 지어준 이름을 법명(法名)이라 합니다.
그리고 시호(諡號)란 벼슬한 사람이나 관직에 있던 선비들이 죽은 뒤에 그 행적에 따라 왕(王)으로부터 받은 이름을 말하는데, 착한 행적이나 나쁜 행적에 따라 정하는 시호(諡號)를 달리하였는데 이는 여러 신하의 선악(善惡)을 구별하고 후대에 권장과 징계를 전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시호(諡號)인 충무공(忠武公)이 한 예라 하겠습니다.
점차 사회의 계층이 확대되고 계층간 또는 상하간 만남이 기회가 많아지면서 이름의 사용이 일반화되었는데 성인(成人)의 본명(本名)은 부모와 스승 등 윗사람이 아니면 함부로 부를 수 없게 되자 더욱 호(號)의 사용이 촉진되어 일반화되게 되었습니다. 이 결과 후세인들도 선인들의 본명(本名)이나 자(字)보다는 호(號)를 더 많이 부르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 자(字)에 대한 상식
○ 本名 외에 붙이는 成人으로서의 또 다른 이름으로, 관례(성인식) 때 지어진다.
○ 성인이 되면 이름 대신 字를 부른다.
○ 字는 흔히 본명과 관련있게 지으며, 우리나라의 전통 사례(四禮) 중 관례(冠禮)의 습속이다.
□ 호(號)에 대한 상식
○ 이름이나 字 외에 자기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별명이다.
○ 號는 남이 지어주기도 하고, 자기가 직접 짓기도 한다.
○ 호에는 별호(別號), 아호(雅號), 당호(堂號), 군호(君號), 법호(法號), 시호(諡號) 등이 있다.
- 君號 : 왕자, 왕손, 공신에게 봉군(封君)의 이름이다.
공신에 대한 군호는 관향에 맞춰서 지으며, 같은 관향이 여러명 있을 때에는 한 짜씩 고쳐서 짓는다.
- 諡號 : 임금, 정승, 유현들의 공덕을 기리어 죽은 뒤에 주던 이름이다.
- 法號 및 道號 : 종교인 또는 도인들이 쓰는 호이다.
○ 號는 자연적 대상인 자기의 생거지의 산천이나 혹은 자기가 좋아하는 기호적 성격의 명사(名詞)로 짓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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