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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부부이야기

내길이 아니거든

惟石정순삼 2013. 4. 22. 05:46

 

 

 

 

내길이 아니거든



산에 엄지손가락만큼 굵은 나무 한 그루 있었다.
어찌나 곧게 쭉 뻗어 잘 자라는지....
장차 큰 재목으로 쓰일 것이 분명했다.

한 마을에 사는 네 명의 친구가 마침 이곳을 지나게 되었다.

이 네 명의 친구는 직업도 다양했다.
한 친구는 밭농사를 많이 경작하는 농사꾼이고,
한 친구는 지게를 만들어 파는 소목이었고,
한 친구는 집을 짓는 큰목수였다.
네 번째 친구는 나무를 베어 장작을 만들어 파는 나뭇꾼이었다.

곧게 자란 나무를 유심히 살피던 네 친구가
각각 한 마디씩 했다.

농삿꾼,
"내년 쯤 베어서 도리깨를 만들어야지."

소목,
"10년쯤 후에 베어서 지게를 만들어야지."

큰목수,
"30년쯤 더 자란면 베어서 기둥을 만들어야지"

나뭇꾼,
"올 겨울에 베어서 불쏘시개로 해야지."

모두들 자기의 눈높이에 따라 그 나무를 바라보았다.

그 나무는 한 나무이지만 누가 보느냐에 따라
땔감으로..도리깨 자루로..지게 재료로..기둥으로..섯가래로
그 용도가 정해져서 베어 나가는 것이다.

어느 책을 보니까...
곧은 나무는 다 자라기도 전에
이런 용도, 저런 쓰임으로 다 잘려 나가고
꾸불꾸불 못 생긴 나무, 나무 구실 못할 것 같은 나무들이
자라서 산을 지킨다고 한다.

산에
곧은 나무, 건강한 나무, 생기 넘치는 나무가 가득하면
숲은 더 울창할 것이며. 세상의 불순물을 정화할 것이다.

사람도 이와같다.
앞 길이 유망한 청년...잘 나가는 사람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시기하여 쫓아내거나 그 싹을 잘라버리기도 하고
어느 분야에서 조금만 이름이 났다하면
여기 저기서 눈독을 들이고 스카웃 경쟁이 벌어져서
급기야 유능한 사람이 채 익기도 전에
오만방자에 빠져 몰락하고 만다.

기다릴 줄 아는 지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를 내 자식 돌보듯
훈육하고 지켜주는 슬기.

전문가가 아름다운 것은
흘린 땀방울이 수정같이 되어
그 분야의 최고이기 때문이다.

뉴스 앵커가
어느날 갑자기 정당의 대변인이 되고...
유능한 CEO가 정치에 입성하여 또 다른 길을 가고.
판.검사가 사건을 다루었던 곳의 임원으로 옮겨가는 등..
직업관. 윤리관. 전문가의 자긍심이
송두리째 망실(忘失)됨을 간간히 보면서
씁쓸함을 금할 길 없다.

사람의 얼굴 다르고 마음이 다르듯...
소양이 다르고 전문분야 또한 다른데....
조금 출세하면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추태가
본인의 질적인 삶과
나라 발전에 적지않은 위해(危害)가 되는줄 모르는지?

자기 분야의 최고봉이 되라.
옆 자리 넘보지 말라.
내 것이 아니거든 눈 길 조차 주지말라.

남의 옷 입고
남의 구두 빌려 신은 사람....
십리도 못가느니.

좋은글 중에서 옮긴글

 

좋은 디자인일수록
뿌리와 역사가 있습니다.
좋은 건축 디자인도 그렇지만
인생 디자인도 감각적이며 지적이어야 합니다.
감각만 있고 지적이지 않거나, 지적이긴 한데
감각이 무디면 좋은 인생 디자인이 나올 수
없습니다. 섬세한 감각의 촉수를 높이고
지성의 지평을 넓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