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가족'은 새롭게 출현한 신(新)가족의 한 형태이지만 어두운 그림자도 공존한다. 해외에서는 가상 세계에서 맺은 인간관계를 현실인 것으로 착각하고 자살·이혼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가상현실 사이트 '세컨드라이프 닷컴'에 푹 빠져 사는 영국의 에이미 폴러드(28)씨가 남편을 상대로 이혼 청구 소송을 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역시 세컨드라이프 닷컴의 골수 회원인 남편 데이비드 폴러드(40)씨가 온라인에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이유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아내 에이미 폴러드씨는 "내가 (가상현실 안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동안 남편이 게임 속에서 매춘부 역할을 한 인물과 만나 성관계를 한 것을 알게 됐다"며, "게임 속 사설 형사까지 고용해 둘의 밀회 장면을 포착한 이상 남편을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와 에이미 부부는 이 사이트에서 커플로 맺어진 뒤 현실에서도 교제를 시작했고, 4년 전 결혼해 화제가 됐었다.
지난해 8월 미국 델라웨어주(州)에서도 세컨드라이프를 이용하던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이 여성이 같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만난 남성을 짝사랑하다가 남성의 실제 거주지 주소를 알아내 납치하려 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느낀 분노를 가상 세계에서 표출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10월 일본 삿포로에선 43세 피아노 교사가 인터넷 게임 '메이플 스토리'에서 자신의 남편 아바타(사이버 세계에서 이용자들을 대변하는 일종의 분신)를 살해해 불법 컴퓨터 접속과 전자자료 조작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여성은 "남편이 갑자기 이혼을 요구하는 바람에 화가 치밀어 타인의 아이디(ID)를 도용해 게임 안에 들어가 남편 아바타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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