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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부부이야기

[3] 만나는 주기따라 주말·월말 부부, 경제적 능력따라 펭귄·독수리 아빠

惟石정순삼 2009. 7. 31. 21:51

'원거리 가족' 호칭도 다양

'원(遠)거리 가족'이 늘어나면서 이를 지칭하는 용어도 다양해졌다.

10여년 전 떨어져 사는 맞벌이 부부들이 늘어나자 국내 학자들은 '왕래·별거 가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러다 '정기적 격리부부'라는 말도 등장했고, 만나는 주기에 따라 주말부부·월말부부·계절부부·방학부부·연말부부 등의 용어가 등장했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는 '단신부임 가정'이란 말이 등장했다. 인사 발령을 받은 가장이 홀로 부임지로 옮겨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 가족학자들은 멀리 떨어져 사는 부부의 결혼생활 형태를 연구하며 '통근 결혼(commuter marriage)'이라는 용어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정은 ▲직업과 결혼·가족을 모두 중시하면서 ▲경제적·정서적으로 평등한 부부가 ▲각자의 직업과 경력 쌓기에 우선권을 둔다는 특징을 갖는다.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이들을 '따로 또 같이' 가정이라고도 부른다"며 "물리적 공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심리적 유대감만 유지하면 가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기러기 아빠'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원거리 가족을 조류(鳥類)에 빗댄 용어들이 대거 등장했다.

경제력을 기준으로 '펭귄 아빠'(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아 가족과 같이 날아가지 못하는 아빠), '독수리 아빠'(경제적으로 풍족해 원하면 언제든 자식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는 아빠)로 나누는 조크가 유행하고, '갈매기 아빠'(자녀를 서울에 남겨 놓고 홀로 지방에서 근무하는 아빠)며 '참새 아빠'(아내와 아이를 외국에 보낼 재력이 없어 강남에 유학 보낸 아빠) 같은 풍자 용어도 등장했다.

조희금 대구대 가정복지학과 교수는 "90년대 말부터 원거리 가족이 크게 늘어나면서 학계에서 연구가 활발해졌고, 사회에서도 다양한 용어들이 등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