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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30대(代)후반에 스윙 개조, 도박이었죠"

惟石정순삼 2009. 3. 11. 10:02

 

"30대(代)후반에 스윙 개조, 도박이었죠"
美PGA 첫 우승 양용은이 말하는 골프 이야기
       차 1단 가속 무리 되듯이 그립도 부드럽게 잡아야 순간순간 즐기는 여유를
                                                                                          민학수 기자 haksoo@chosun.com

 

독학하다시피 어렵게 골프를 배운 '제주 야생마' 양용은(37)이 한국인으론 두 번째로 미국 PGA투어 챔피언에 오른 비결은 뭘까. 체력과 연습시간만 믿는 마구잡이식 훈련이나 행운만으로는 결코 안 되는 것이 골프란 것은 아마추어들도 잘 안다. 양용은이 지난 9일 혼다클래식에서 '인생 역전'의 우승을 차지한 것도, 비록 늦었지만 케케묵은 그동안의 스윙을 과학적으로 '완전 리모델링'한 결과 가능한 것이었다.


10일 기자가 전화를 했을 때 양용은은 12일 시작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 CA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의 도랄 리조트에서 우승 축하를 위해 날아온 아내 박은주씨와 함께 있었다.

양용은에게 우승의 비결을 직접 물어봤더니 미 PGA 투어의 어려움부터 토로했다. "470야드가 넘는 파4홀이 대부분 4개 이상씩 있어요. 그럼 저는 롱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한 뒤, 간신히 파나 보기를 하는데 상대는 버디나 파를 하는 거예요. 여기서만 최대 8타 차이가 나요. 이래서는 컷 통과도 어려워요." 거리를 커버하기 위해 양용은은 드라이버 티샷 거리를 300야드 정도로 늘렸고, 롱 아이언 대신 하이브리드 클럽을 쓰기 시작했다.

▲ 양용은은 혼다클래식 우승으로 세계랭킹 460위에서 147위로 313계단을 뛰어올랐다. 12일부터는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80명만 출전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 CA챔피언십에서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 /AFP연합뉴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골프를 시작하고 처음 체계적인 레슨을 시작했다. PGA선수 출신 코치와 함께 그립부터 스윙, 퍼팅까지 골프의 ABC를 다시 시작했다. "30대 후반에 스윙 교정이 사실 말이 되나요. 하지만 이래도 안 되면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끝장을 보고 싶었어요." 스트롱 그립은 중간형 그립으로, 스윙은 간결하고 부드럽게, 퍼팅은 약간 때리는 식으로 바꿨다. 리모델링 6개월이 지나면서 드라이브 샷의 구질이 개선됐고, 퍼트도 크게 나아졌다.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도전한 스윙교정이 꿈에도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미 PGA 투어 우승의 출발점이었다는 게 양용은의 말이다.

주말 골퍼들을 위한 원 포인트 레슨을 부탁했더니, 양용은은 "제가 한번 우승했다고 그럴 자격이 있나요"라고 머뭇거리더니 3가지 포인트를 강조했다.

① 제발 볼을 보고 치세요

골프의 기본 중 기본이지만, 이것만 의식해도 최소 5타는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저도 볼을 치기도 전에 핀을 보는 습관을 고치려고 매일 고무 타이어를 치곤 했다"며 "임팩트 백을 이용한 연습이 머리를 드는 헤드 업 교정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② 클럽 헤드부터 목표에 맞춰야

아마추어들의 에이밍(aiming)은 대부분 발의 위치를 정한 다음 클럽 헤드를 볼의 뒤쪽에 맞추는데, 이 순서를 바꿀 것을 충고했다. 볼은 클럽 헤드가 치는 것이므로 헤드부터 목표에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③ 그립이 부드러워야 장타 나온다

"자동차 기어를 1단에 놓고 아무리 세게 밟아도 속력이 납니까?" 그립을 부드럽게 쥐고 클럽 헤드 스피드를 느끼는 스윙을 익히는 것이 장타의 비결이라고 했다. 아이언 7번으로 150야드쯤 보내는 골퍼라면 7번으로 부드럽게 120야드쯤 보내는 스윙을 해본 뒤, 그때의 감각으로 스윙 스피드를 늘려가는 연습법을 양용은은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