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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기사이야기

앤서니 김이 밝힌 ‘꿈’

惟石정순삼 2008. 10. 4. 09:21

            앤서니 김 “내년부터 자선재단 만들 준비…

                             한국 아이들도 도와주고 싶다” 

 차세대 골프 황제로 꼽히는 재미교포 앤서니 김(23·사진)의 꿈은 무엇일까.

타이거 우즈처럼 메이저대회 최다승(18승) 기록을 세우는 것일까. 2일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가 꿈을 얘기했다.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에 출전하고 있는 앤서니 김은 “다른 선수의 이런저런 기록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들의 기록은 그들의 기록일 뿐 자신은 다른 선수라는 것이다. 대신 그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과,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했다. 앤서니 김은 그 이유를 “부모님이 나를 위해 헌신하셨고, 어릴 때 나를 도와주신 분이 많다. 그들처럼 나도 아이들을 돕고 싶다. 물론 한국의 아이들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스물셋으로 아직 피가 끓는 그지만 누군가를 돕겠다는 생각은 타이거 우즈나 최경주 등과 비슷하다. 타이거 우즈 재단 같은 자선재단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년부터 재단을 만들기 위해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하면서 “타이거 우즈를 잡으러 왔다”고 했던 당돌한 이미지가 사라졌다고 하자 그는 “내 태도가 많이 변했다”고 시인했다.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많이 느낀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네 살 연상인 여자친구 리사 프루엣이 사고를 당한 것이 그를 철들게 한지도 모르겠다. 그는 “지난 4월 여자친구가 깨진 유리병을 밟아 과다 출혈로 생명이 위독할 뻔했다. 예전엔 1타를 잃으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는데 인생엔 보기보다 더 나쁜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실토했다. 프루엣은 한국오픈에 동행해 경기를 따라 돌며 남자친구를 응원하고 있다.

앤서니 김은 성격도 전보다 차분해진 것 같다. 루키이던 지난해 초 한 발엔 흰색과 다른 발엔 검은색 신발을 신고 대회에 나오기도 했던 그다. 그는 “남과 다른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너무 튀었던 것 같다”며 “이젠 톤다운시키겠다”고 물러섰다.

하지만 넘치는 자신감만은 여전했다. “어디서든 기 죽지 않고 경기한다”고 했다. “(기자 앞에서) 한국어를 하는 것만 빼고는 모든 것에 자신감이 넘친다”고 농담까지 했다. 이는 “항상 너 자신을 믿어라. 네가 아니면 아무도 너를 믿지 못한다”고 한 아버지 김성중(66)씨의 가르침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골프 스타일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항상 강하게 치고 핀을 향해 돌진한다. 그래서 앤서니 김은 “다섯 홀 연속 버디 행진을 하기도 하지만 한 홀에서 큰 스코어로 망가지기도 한다”면서 “좀 덜 공격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앤서니 김은 “한국인이란 것이 자랑스럽고 한국어도 꽤 한다”고 했는데, 이날 영어로 인터뷰를 했다. 지난해 기자와 전화로 인터뷰하면서 “최경주 같은 선수가 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기사화돼 난처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에 대해 그의 아버지는 “개성이 강한 선수가 되겠다는, 최경주처럼 조용한 선수가 아닌 할 말을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얘기였는데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로 하다 보니 뜻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앤서니 김은 이후 한국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영어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