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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유머이야기

골프유머 - 골프... 그놈 끊어야지...

惟石정순삼 2008. 7. 14. 10:19

 

               골프... 그놈 끊어야지...

 

 

골프...그놈 끊어야지... 앉아서 가만이 생각 해보니 참으로 기도 안 차는 것이....

나원, 운동 같지도 않은 것이 말입니다, 하구 나면 뭐 한 번을 즐겁게 해 주길 하나,

친구간에 우정을 돈독히 해주길 하나, 열은 열대로 받구, 시간은 시간대로 날아 가구,

돈은 돈대로 들구, 어디 그 돈만 드나, 과외로 또 내기 한답시고 최소 몇 만원...

아니 알토란 같은 배춧잎 남의 주머니에 쑤셔넣어 주고...

 

남들 농사짓는데, 놀러 다닌다구 손가락질은 제일 먼저 받죠, 가뭄, 수해 한 번 왔을 때,

골프채 들고 다니면 돌멩이라도 맞을 분위기이고, 정권이 한 번 바뀌기만 해도

눈치보느라고 가재미 눈이 되질 않나, 공직에 있는 친구들은 의당,

아들내미 이름으로 부킹을 하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잘 맞기를 하나,

연습안한 놈이 운좋게 버디를 하질 않나...

 

공 한개 값이면 곱빼기 짜장면 한그릇 값인데, 물에 빠뜨려도 의연한 체 허허 웃어야지,

인상쓰면 인간성 의심받지?

(자장면 한 그릇 물에 쏟아놓고 웃어 보세요, 아마 미친 놈이라고 할 텐데...)

웬수같은 골프채는 무슨 금딱지로 만들기라도 했나, 우라지게 비싸죠, 드라이버랍시고

작대기 하나가 33인치 칼라 평면테레비 한대값이죠, 그것도 모자라 비밀병기랍시고

몇 십만원하고, 그 노무 채 넣구 다니는 가방도 툭하면 몇 십만원.. 오늘 좋다고 해서

사놓으면 내일 구형이라고 또 새 거 사라하고....

 

풀밭 좀 걸었다고 달래는 돈이 쌀 한 가마니 값이고. 그나마도 한 번 치려면 대통령, 사돈팔촌,

유엔 사무총장 빽까지 동원해야 하고, 노는 산 깎아서 골프장 만들어도

‘좁은 땅덩어리’에 골프장 만든다고 욕먹고, 나무 심고 잔디 키워놔도 농약친다고 욕먹고,

여름이라고 햇빛을 피할 수 있나, 겨울이라고 누가 따스한 입김 한번이라도 불어주나,

땡볕에 눈보라에, 제대한 지가 언제인데 툭하면 산등성이로 기어 올라가 각개전투를 해야 하고,

온갖 풀속을 헤매고 다녀야 하지 않나, 보기좋다는 연못은 절대로 피해다녀야 하고,

공이 갈만한 자리에는 무슨 심술로 모래웅덩이 파놓고, 그린키퍼는 무슨 원한이 있다고

꼭 처녀 엉덩이 꼭대기 같은 데다 콧구멍 만하게 구멍을 뚫어 놓고...

 

잘 맞으면 ‘일 안하고 공만 쳤나?’ 욕먹고, 안 맞으면 ‘저 새끼 운동신경 더럽게 없어’ 욕먹고,

퍼팅 들어가면 돈독 올랐다고 욕먹고, 못 넣으면 ‘오토바이, 공무원, 소신 없다’ 욕먹고,

길면 쓸데없이 힘쓴다 욕먹고, 짧으면 쫄았다고 욕먹고, 돈 몇 푼 따면 곱빼기로 밥 사야 되고,

돈 잃으면 밥 안사주나 눈치봐야 되고, 집에 오면 알아서 왕비 비위 맞추느라 설거지 해야되고,

자식새끼 성적 떨어져도, 공치는 아비 잘못으로 간주되고...

 

골프쳐서 오더따면 ‘누구나’ 따는 오더이고, 못 따면 ‘골프까지 쳤는데 그것도 못따냐’ 욕먹고,

안 맞아서 채 한번 집어 던졌다간 상종 못할 인간으로 찍히고, 신중하게 치면

늦장 플레이라고 욕먹고, 빨리 치면 ‘촐싹댄다’고 욕먹고, 화려하게 옷 입으면 ‘날라리냐?’

욕먹고, 점잖게 입으면 ‘초상집 왔냐?’고 욕먹고, 시원하게 입으면 ‘노출’이 심하다, 욕먹고

따뜻하게 입으면 ‘쪄죽을 일 있냐?’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잘 치면 ‘제비 같은 놈’이라 욕먹고, 인물 좋으면서 못 치면 ‘겉만 뻔드르르

하다’고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잘 치면 ‘니가 그거라도 잘 해야지’라고 욕먹고, 인물 나쁘면서

공도 못 치면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욕먹고...

 

어쩌다 빨리 도착했다 하면 그리도 골프에 미쳤냐고 욕먹고, 늦게 도착하면 매너 나쁘다고

욕먹고, 농담하면서 공치면 까분다고 욕먹고, 진지하게 공치면 열 받았냐고 욕먹고...

도우미 언니하고 농담하면 시시덕 거린다고 욕먹고, 아차 한 마디 잘못했다간 성희롱한다고

욕먹고, 농담 안하면 또 분위기 망친다고 욕먹고. 말구가 되어 김새는데 어쩌다 잘 맞으면

말구답지 못하다고 욕먹고...

 

싱글하면 ‘사업하는 놈이 공만 친다’고 욕하고, 싱글 못하면 ‘그 머리로 무슨 싱글?’ 하고

욕하고, 새 채 사서 잘 치면 ‘돈이 썩어나냐?’ 욕먹고, 못 치면 ‘돈으로 공 치냐?’고 욕먹고,

새 채 안 사면 ‘죽을 때 돈 다 싸갖구 갈 거냐?’ 욕먹구...

 

바이어가 공치자고 해서 채들고 나갈라면 세관에 신고해야 되고, 그나마도 몇 번 하고나면

세무조사 한다고 겁주고, 선물로 받은 채 들고 들어오면 밀수꾼처럼 째려보고, ‘새벽골프

나가면 진작 그렇게 공부했으면 출세했지’ 하고 욕먹고, 남녀 어울려 공치면 바람났다고 욕먹고,

남자끼리만 공치면 호모 놈들이라고 욕먹고, 이글, 홀인원 한 번 하면 축하는 못할망정,

눈들이 퍼래서 뜯어 먹으려 달려들고, 골프사이트 한 번 들어가면 ‘일은 언제 하냐’며 욕먹고,

맘먹고 골프채 한 번 닦으면 세차나 좀 하지 하고 욕먹고, 마누라한테 욕먹고, 장인어른한테

욕먹고, 어머님한테 욕먹고, 아들놈한테 원망사고, 직원들한테 눈치 보이고, 거래처에 욕먹고...

 

잘 쳐도 욕먹고, 못 쳐도 욕먹고, 자주 쳐도 욕먹고, 자주 안쳐도 욕먹고, 새 채로 쳐도 욕먹고,

헌 채로 쳐도 욕먹고, 새벽에 쳐도 욕먹고, 낮에 쳐도 욕먹고, 비올 때 쳐도 욕먹고,

눈올 때 쳐도 욕먹고, 날 좋은 날 쳐도 욕먹고, 멀리건 줘도 욕먹고, 안줘도 욕먹고,

기브줘도 욕먹고, 기브 안준다고 욕먹고 (아, 이제부턴 ‘욕먹고’ 를 빼고 써야지)

조용히 쳐도, 시끄럽게 쳐도, 천천히 쳐도, 빨리 쳐도, 멀리 쳐도, 짧게 쳐도, 잘 맞아도,

안 맞아도, 돈 내고 쳐도, 접대 받고 쳐도, 우짜든지 욕을 먹게 되어 있는...

 

이런 골프를 왜 하느냐 이겁니다. 우리 공치는 사람들 전부 제 정신들입니까?

뭐 땀시 그렇게 한번이라도 더 해볼려고 바둥대는지? 연락만 오면 만사제끼고 나가는지?

 

어제부터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요, 이제 욕먹기도 지쳤고, 돈 쓰기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등등한 이유로 너무 너무 화딱지가 나서 말입니다, 분명히 만천하 여러분들에게 선언을 합니다.

이제 골프를 화~악! 끊어 버릴겁니다. 이제부턴 골프채를 만지지도 않겠습니다.

아시겠습니까? 이점 확실히 해두는 바입니다.!!!

에이구, 속 시원해라. 하늘로 날아갈 것 같구만...

 

에, 또... 그러니까... 근데 말하자면... 그것이...

            유일한 단점이 너무 재미있는 기라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