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센 캐디
어느 명문 골프장에 '악명 높은' 아주머니 캐디가 있었다.
마흔이 훨씬 넘은 나이에다가 심한 잔소리와 함께 고집이 세기로 유명한 캐디여서
모든 멤버들이 같이 라운딩 하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했다.
골프장의 경기과에서도 다른 캐디들을 모두 투입하고 나서야 그 아주머니의 차례를
배정하곤 했다.
어느 일요일, 한 사나이가 불운하게도 이 아주머니 캐디와 함께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사나이는 골프장에서 늦게 도착한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악명 높은 그 캐디는 싱글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는 사나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며 잔소리를 퍼부어댔고, 클럽을 골라 줄 때마다 사나이의 의견 따위는 무시한 채
초보 골퍼로 취급하기 일쑤였다. 자신은 5번 아이언으로 170야드를 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나이의 하소연 역시 '그런 스윙으로는 5번 아이언으로 150야드도 어림없지'라면서
자기 마음대로 우드를 쓸 것을 강요하는 식이었다.
드디어 마지막 18번 홀. 사나이의 티 샷이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잘 날아가 파온을 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남은 거리는 140야드. 8번 아이언을 꺼내드는 사나이에게 악명 높은 캐디가
어림도 없다는 듯, 6번 아이언을 권했다.
"8번 아이언으로는 형편없이 짧아요. 자기 분수를 아셔야죠."
그러나 사나이는 마지막 홀만은 도저히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제발 내가 치고 싶은 클럽으로 치도록 해줘. 이번만큼은 당신이 어떤 악담을 해도 내 맘대로
채를 선택해서 샷을 하고 싶단 말이야."
무서운 얼굴로 쏘아 붙이자, 캐디는 주춤거리며 물러섰으나 여전히 투덜거렸다.
"틀림없이 짧을 텐데. 내 말을 듣지 않은 걸 평생 후회할 거예요."
처음으로 캐디의 말을 거역한 사나이는 경쾌하게 8번 아이언을 휘둘렀다.
기분 좋은 샷이 결과도 좋은 건지 공은 곧장 깃대로 날아가 홀 컵 바로 앞에 떨어졌다.
그린에 올라간 사나이가 의기양양하게 홀 컵에서 15센티미터쯤 앞에 멈춘 공을 마크하며
캐디에게 물었다.
"어때? 이만하면 내 판단이 옳았지?"
그러나 아주머니 캐디는 고집이 무척 셌다.
"제가 분명히 짧을 거라고 말씀드렸죠? 그것 보세요. 15센티미터가 짧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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