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다르군!
부산에는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는 동래골프장이 있다.
항구 도시인 부산은 겨울에도 추운 영하의 날씨가 드물기 때문에 가끔 철새들이 골프장의 연못을
찾기도 한다.
2월 초순의 어느 일요일, 추위를 피해 서울에서 내려온 골프가 캐디와 라운딩을 하다가 그린 주변의
연못가에서 재두루미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 겨울에 웬 두루미야? 어, 그런데 전혀 움직이지를 않는군."
외발로 서서 목을 길게 늘어뜨린 연못가의 두루미는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봐, 혹시 골프장에서 조각품을 갖다 놓은거 아냐?"
캐디는 매너도 좋지 않은 서울 촌사람을 곯려주고 싶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지. 정말 그럴 듯한데..꼭 진짜 같은 조각품이야. 깜박 속을 뻔했군."
속으로만 키득거리던 캐디가 큰일났다고 생각한 건, 골퍼가 그린에서 퍼팅을 끝낸 후의 일이었다.
재두루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있지 않은가.
"어? 두루미 조각이 움직이네?"
캐디는 거짓말로 사람을 놀린 죄값으로 단단히 혼이 날 거라고 각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서울 골퍼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역시 다르군!"
"네?"
그는 매우 감동한 표정이었다.
"삼성 녀석들은 조각품을 만들어도 움직이는 조각을 만들잖아? 좋은 회사에서 만들면
역시 다르단 말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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