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나 어렸을 적엔...
열심히 연습을 한 덕분에 입문한 지 1년 만에 싱글로 접어든 젊은 청년이 어느 날,
골프장에서 60대 후반의 노신사를 만나, 플레이를 함께 하게 됐다.
거리가 나진 않았으나 매우 안정된 스윙과 정확성을 자랑하는 노신사의 세련된 골프에
청년은 감동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노인은 그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한 지가 30년도 넘는다고 했다.
"어르신, 이번 퍼팅은 어느 쪽으로 경사각을 잡을까요?"
"오른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착시 현상일 따름이야.
그냥 똑바로 보내는 것이 좋을 걸세. 내 말을 믿게나."
반신반의했지만 청년은 노인의 충고대로 퍼팅을 했다.
정말 경사는 없었고 공은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13번 홀의 페어웨이에서 세컨 샷을 하게 된 청년은 무척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공이 놓인 자리와 그린 사이에는 10미터도 넘는 큰 소나무가 버티고 서 있어
시야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었다. 청년은 노인을 돌아보며 조언을 기다렸다.
"내가 자네 나이였을 때는 저 나무를 바로 넘겨 어김없이 그린에 공을 올려 놓았지."
공과 나무 사이가 너무 가까워 도저히 소나무를 넘기기가 어려울 것 같았지만
노신사의 말에 호기심까지 발동한 청년은 소나무를 바로 넘기기로 결심했다.
여러 차례의 연습스윙을 한 뒤 청년은 힘차게 골프채를 휘둘렀다.
그러나 잘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청년의 공은 나무의 중간 부분을 맞고 난 뒤,
다시 청년이 서 있던 자리로 튕겨 나오고 말았다.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청년이 돌아보자 노인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내가 자네 나이였을 때, 저 나무는 1미터도 넘지 않았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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